파주 여행 : 6.25 납북자 기념 박물관,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북한군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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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여행 : 6.25 납북자 기념 박물관,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북한군 묘지

by 주인장 부재중 2023. 2. 28.

파주 여행을 떠난 이유 

 언제부턴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프로방스마을, 더티트렁크, 지혜의 숲, 퍼스트 가든같이 유명하고 아름답고 재미있는 여행지들이 추천리스트에 나왔다. 하지만 나는 남들이 찾지 않는 그런 여행지를 찾아가 나만의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마침 파주는 전방이었고, 당시 6.25를 추억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무작정 역사를 찾아가 보는 여행은 어떨까?' 무작정 캠핑장에 예약을 하고 차박을 하리라 다짐하고, 6.25를 떠올릴 수 있는 스폿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6.25 납북자 기념 박물관,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북한군 묘지'를 찾아가보았다.

 

파주 여행(1) : 6.25 납북자 기념 박물관

통일부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파주 6.25 전쟁납북자기념관

 첫 번째는 파주 6.25 전쟁납북자기념관이다. '납북자'에 대한 의미를 몰랐던 나는 박물관에서 6.25 전쟁에서 일어난 전투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6.25 납북자 기념 박물관(1) : 전쟁 당시 상황

납북자 당시 상황
6.25 전쟁당시 납북자들의 상황을 알려주는 문구

이상하게 박물관엔 가족사진이 많았고, 가족과의 추억을 나타내는 사진과 문구가 많았다. 중간쯤 나는 '납북자'의 의미를 알게 되었는데,

6.25 전쟁 납북자란?
6.25 전쟁 이전에 남한에 거주하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6.25 전쟁 중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북한에 강제로 끌려가 북한 지역에 억류되거나 거주하게 된 사람

북한은 납북을 치밀하게 준비했고,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북으로 끌려가게 된 것이다. 전쟁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도 많았지만 이런 식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도 많았다는 건 전혀 알지 못했다.

6.25 납북자 기념 박물관(2) : 납북의 규모

6.25 전쟁당시 납북의 규모
6.25 전쟁당시 납북의 규모

납북 피해자의 43.8%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교수, 교사, 노동자, 농민 등의 피해가 많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로는 전쟁 중 교수나 교사같이 귀한 자원을 활용해 자료를 만들게 한다던가, 세뇌교육 등에 활용하기 위함이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노동자나 농민은 기타 작업이나 노동(농사)에 사용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북한군은 납북자들을 두 손을 묶고 강제로 끌고 가 더 이상 걷지 못하거나 도망가려 하면 총살했다고 하니 참으로 극악무도한 놈들이다.

6.25 납북자 기념 박물관(3) : 남겨진 가족의 아픔

납북자 가족의 아픔
납북자 가족의 아픔

남겨진 가족들은 경제적, 정신적인 고통 속에 살아갔다. 납북자 가족이 쓴 일기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불만과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슬픔, 꿋꿋이 이겨내려는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는데, 마음이 아팠다.

박물관에 전시된 물품의 대부분이 납북자 가족분들께서 기증한 것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는 역사인가.

파주 여행(2) :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다음은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이다. 1951년 중공군의 춘계 대공세가 전개될 때 임진강 방어선을 중심으로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곳이며 당시 글로스터셔 연대가 끝까지 임진강을 방어하여 중공군의 남하 작전을 끝까지 막았다고 한다. 평일이라 사람은 거의 없었으나, 영국 여왕님도 왔다 갔으며 매년 합동추모식을 거행하는 공원이다.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1) : 자유를 위해 싸운 사람들

영국 글로스터셔 연대 추모동상
영국 글로스터셔 연대 추모동상

 당시 글로스터셔 연대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용맹한 부대였다고 한다. 이집트에서의 혁혁한 공을 인정받아 그들의 베레모에 달려있는 휘장에는 'Egypt'가 쓰여있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랬던 그들도 중공군의 인해전술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중공군을 끝끝내 당해낼 수 없었고 그들은 설마리 계곡에서 분패한다. 

 추모공원에는 당시 전투에 참여했던 대원들의 이름이 다 새겨져 있다. 공원을 거닐며 참으로 가슴이 적적했다. 자유를 위해 머나먼 이국 땅에서 끝까지 용맹을 펼쳤던 당시 상황이 떠올려지며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꼈다.

 

 

파주 여행(3) : 북한군 묘지

북한군묘지
북한군 묘지

 북한군 묘지는 도로 가 옆에 만들어져 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만들어져 있는 그들의 묘지는 북을 향해있다고 한다. 장교의 묘도 있고, 사진처럼 무명인의 묘도 있다. 

 하루 안에 전쟁으로 인한 납북자 가족들의 스토리, 자유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영웅의 스토리, 그리고 이름 모를 북한군의 스토리까지 모두 겪다 보니 '같은 민족이었던 우리가 왜 싸운 것일까?', '서로가 전쟁으로 얻고자 한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전쟁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주 여행 후기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영국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영국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파주 여행은 나의 마음을 씁쓸하고 적적하게 만들었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가 있음을 알리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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